뉴비 DevRel 매니저의 사내 해커톤 운영기

안녕하세요. 구름 데브렐DevRel 매니저 소마Somma입니다.

2023년 12월 14일부터 15일까지 구름스퀘어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사내 해커톤인 9oormthon RAID WINTER(이하 구름톤 레이드)가 개최됐습니다. 구름톤 레이드는 구름의 구성원인 구르미1가 참여할 수 있는 사내 해커톤으로, 3~4명이 한 팀을 이뤄 24시간 안에 서비스를 구현하는 행사입니다. 데브렐 매니저로 구름에 입사하자마자 처음 기획하는 사내 개발자 행사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구르미로 하여금 괜히 만족감을 떨어뜨릴까, 업무 시간만 뺏겼다는 평가를 들을까 노심초사하며 준비했는데요.

사내 행사 중 유일한 밤샘 행사인 만큼 힘든 점도 있었지만, 참여하는 구르미들이 짧은 시간 동안 밀도 있게 몰입하여 협업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오히려 제가 찐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경험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무박 2일간 진행된 해커톤을 기획, 준비하며 했던 고민과 소회를 글로 남깁니다.

written by somma 
edit snow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마라톤처럼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모여 단기간 내에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을 거듭해 활용 가능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대회입니다.

구름톤 레이드 기획을 시작하다

구름에 합류한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무렵, 2023년도 데브렐 로드맵의 끝자락쯤 있던 ‘구름톤 레이드’가 제게 업무로 주어졌습니다. 미션은 사내 해커톤의 ‘기획’과 ‘운영’이었습니다.

구름톤 레이드는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서로 협업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행사입니다. 이 행사를 기획하는 저는 ❶ 더 많은 구르미가 참여하도록, ❷ 해커톤에서 함께 협업하며 성장하도록, ❸ 우리 주위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해 모두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도록 이 세 가지를 목표로 기획했습니다.

우선 지난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기획, 예산, 운영 문서 등 여러 문서가 있었지만 가장 유의 깊게 살펴본 문서는 만족도 조사 결과였습니다.2 실제로 참가한 구르미들은 데브렐 팀의 또 다른 고객3이기에 그들의 피드백과 의견에 귀기울여 좋은 부분은 더 좋게, 아쉬웠던 부분은 보완을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툴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타 스쿼드 분들과 협업하고 생각한 것을 만들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해커톤의 분위기를 좀 더 유머러스하면 어떨까요? 상 이름도 더 재밌고 다양하면 좋겠어요.”
“팀 매칭이 어려웠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답변이 있었지만 모두 읽고 느낀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애정있게 남겨주셨구나’였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해커톤을 만들어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❶ 해커톤 결과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커톤의 주제에 많은 제약을 두면 천편일률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해커톤에서는 ‘우리 모두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이라는 주제에 ChatGPT API와 슬랙봇, 구름IDE 사용이라는 제약을 둔 것은, 이번 해커톤에서 만큼은 평소 쓰던 기술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 한 두 가지는 경험했으면 했기 때문인데요.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의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바뀝니다. 대부분의 기술은 기술 주기에 따라 3~5년마다 생기고 사라지죠. 그래서 해커톤이 신기술을 접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역량을 기르는 자리이자, 기술 도입의 테스트베드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막연히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한 것의 차이는 크니까요.

또, ‘우리 모두’의 생산성이 높이기 위해서는 해커톤에서 만든 결과물이 실제로 쓰여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획 시 해당 분야의 업무 담당자를 인터뷰해 우리 내부의 문제를 파악하도록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모두가 쓰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❷ 많은 구르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커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많은 구르미들이 참여하고 싶어할까?’도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참가를 망설이는 구르미들과 해커톤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 수상이 목표인 참가자가 많다 보니 팀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참가를 망설이는 분이 많았습니다. 밤을 센다는 부담도 컸고요.

경쟁은 성장의 동력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과하면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해커톤이 경쟁의 무대가 아니라 모두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마음이 부담을 덜 수 있을 테니까요.

또, 해커톤은 다양한 팀원이 협업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팀원간의 소프트한 라포르rapport 4를 형성하게 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난 팀원들과 아이스브레이킹을 할 수 있는 퀴즈와 해커톤 일정 중간에 머리를 비우며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 이벤트를 배치해 지루할 수 있는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해커톤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 방안도 필요했습니다.

여러 문서에서 접하는 공지사항과 같은 딱딱한 문구보다는, 길거리에서 흔히 접하는 ‘전단지’의 문구와 디자인을 채용해 홍보물을 제작하고 슬랙 채널, 구름 오피스 곳곳에 뿌렸습니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멘토링 제도와 체력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피로회복제와 수면 안대와 같은 굿즈도 준비했죠.

해커톤 이후 약 일주일간 결과물에 대한 사내 평가를 진행하고 심사 결과에 반영하게 기획했습니다. 실제 해커톤 결과물을 사용해야 할 구성원의 평가도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내 평가를 통해 해커톤을 잘 모르는 구성원도 해커톤의 취지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했거든요.

❸ 구르미들이 서로 협업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첫 사내 해커톤에서 참가자에게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구름에는 정말 뛰어난 사람이 많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 받거나,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것이 있다는 뜻인데요. 팀을 미리 구성해 참가하도록 할 경우 팀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평소 친한 사람끼리 팀을 이뤄 참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해커톤에서는 참가 신청을 받고 랜덤으로 팀을 구성하도록 팀 빌딩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평소 교류가 없던 사람과 협업하며 라포르를 쌓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며 성장하길 바라는 의도에서요.

대신 이렇게 팀을 빌딩할 경우 팀에 따라서는 기획, 개발, 디자인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돕기 위해 지난 해커톤 참가였던 일리움에게 기획을, SQD 리더인 폴과 시니어 엔지니어인 제임스에게 개발 부분의 멘토링을 부탁했습니다.

운영 후기: 모든 경험은 소중하다

그렇게 3주간 준비했던 해커톤은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어땠냐고요?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만든 결과물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달리 탄탄한 결과물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우리 주위의 비효율성을 찾아내고, 해법을 실제로 구현해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외부 해커톤은 많이 참여해 보았지만,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해커톤을 기획부터 현장 운영까지 해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사의 취지에 공감해주고 참여해준 구르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해커톤은 정말 참여자로서 새로운 경험을 얻어갈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힘들었지만 재밌었습니다.”
“개발자와 친해지고 개발 공부에 대한 많은 자극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행사가 종료된 후 정말 좋았다고 웃으며 먼저 이야기해준 구르미의 말에 다음 해커톤은 더 잘 준비야겠다는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데브렐 팀은 아니지만 참가 독려를 함께 도와준 구르미, 불만 없이 뒤에서 묵묵히 조언해 주는 구르미, 행사 끝나고 여러 조언과 느낀 점 공유해준 구르미까지!

해커톤 기획부터 준비, 운영까지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걱정되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구성원들이 먼저 제안해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감명 깊게 본 영화 ‘인턴’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Experience never gets old. Experience never goes out of fashion.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The Intern (2015)

실패한 경험이던 성공한 경험이던 모든 경험은 소중합니다. 사내 해커톤을 시작으로 더 많은 구성원들이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전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구름 기술 블로그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1. 구르미는 구름 구성원을 지칭하는 애칭입니다. ↩︎
  2. 편집자 주_데브렐 팀뿐 아니라 구름의 모든 조직은 행사나 프로젝트가 끝나면 만족도 조사나 회고 등으로 개선할 점을 찾고 다음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
  3. 편집자 주_데브렐의 고객은 사내, 사외의 개발자입니다. ↩︎
  4. 두 사람 사이의 공감적인 인간관계를 말합니다 ↩︎
Posted by
somma.kang

구름 DevRel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개발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